비알레르기성 가려움증의 원인 발견

가려움증에 대한 연구는 통증에 대한 연구에 비해 뒤떨어진 편인 데다가, 지금까지 발표된 가려움증 연구는 주로 알레르기와 관련된 가려움증에 관한 것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알레르기성 가려움증(allergic itch)은 히스타민(histamine)을 매개로 한 것으로, 전체 가려움증의 1/3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알레르기성 가려움증은 항히스타민제(antihistamines)로 치료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가려움증은 그렇지 못하다. 이와 관련하여 존스홉킨스대학의 연구진은 Cell 12월 24일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비알레르기성 가려움증(nonallergic itch)에 대한 분자수준의 근거를 발견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연구진에 의하면 극소수 신경세포에서 발견되는 Mrgprs라는 단백질群이 비알레르기성 가려움증에 대한 수용체로 기능한다고 한다.

마우스와 인간은 일차감각뉴런(primary sensory neurons)이라는 신경세포를 통하여 외부의 자극을 탐지하는데, 이 신경세포들은 척추의 후근신경절(DRG: dorsal root ganglia)을 따라 무리지어 분포하고 있다. 그런데 "특정 감각을 전달하는 신경세포가 별도로 존재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하여 과학자들은 일치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어떤 과학자들은 통증이나 쾌감을 느끼는 수용체와 별개로 가려움증을 느끼는 특별한 신경세포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이에 반하여 어떤 과학자들은 동일한 신경세포라도 상이한 발화패턴(firing patterns)을 통하여 상이한 감각을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연구진은 비알레르기성 가려움증의 근원을 찾기 위해, 먼저 유전자조작을 통하여 Mrgprs 유전자군에 속하는 12개 유전자가 결핍된 마우스를 만들어내었다. [Mrgprs는 말초 감각뉴런에만 발현되는 「G단백질 연결수용체」(GPCR: G protein-coupled receptors)로서 가려움증의 수용체로 기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는 「Mrgpr 결핍 마우스」들을 대조군 마우스와 비교해 가며 열자극, 기계적 자극, 화학적 자극에 대한 행동반응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Mrgpr 결핍마우스와 대조군(야생형)마우스들은 모두 동일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진은 Mrgpr 유전자가 급성 통증자극(acute painful stimuli)을 탐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연구진은 다음으로, 마우스들에게 히스타민을 주입하여 가려움증을 유발하여 보았다. 그 결과 모든 Mrgpr 결핍마우스들과 대조군마우스들은 유사한 빈도로(30분 동안 5분 간격으로) 동일한 장소를 긁적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마지막으로, 마우스들에게 클로로퀸을 주입해 보고는 깜짝 놀랐다. 대조군 마우스들은 뒷발의 발톱을 이용하여 목을 30분 동안 270번 긁은 데 반하여, Mrgpr 유전자가 결핍된 마우스들은 같은 곳을 100번 긁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Mrgpr 결핍 마우스가 클로로퀸으로 인한 非히스타민성 가려움증에 특이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클로로퀸은 널리 사용되는 말라리아 치료제로서 그 대표적인 부작용은 가려움증이다.) 연구진은 Mrgpr 단백질은 DRG에만 발현된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Mrgpr 유전자의 결핍이 DRG뉴런에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연구진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가려움증 반응을 촉진하는 것이 실제로 Mrgpr 단백질인지를 알아내기 위하여 DRG 뉴런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진은 먼저 마우스들의 DRG 뉴런에 클로로퀸을 직접 투여하여 보았다. 그 결과 대조군뉴런의 4%는 반응을 보였으나 Mrgpr 결핍뉴런은 전혀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연구진은 다음으로 뉴런에서 클로로퀸으로 인한 전기활성(electrical activity)을 측정한 결과 대조군뉴런에서는 전기활성이 감지된 반면, Mrgpr 결핍뉴런에서는 전기활성이 감지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후속연구에서 12개의 Mrgpr 중에서 어느 것이 클로로퀸에 대한 가려움증을 제어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내기 위하여 개별 Mrgpr들을 모두 테스트한 결과, 오직 MrgprA3만이 클로로퀸에 유의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연구진은 MrgprA3가 클로로퀸에 대한 가려움증을 느끼게 하는 주요 수용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흥분하는 것은 Mrgpr 유전자가 DRG의 1차감각뉴런 상에만 위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DRG상의 일부 뉴런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면 부작용 없이 가려움증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갑자기 찾아오는 가려움증은 당사자들은 난처하게 하며, 지긋지긋한 만성 가려움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감소시킨다. 가려움증은 피부의 1차감각뉴런 말단이 흥분함으로써 발생하지만, 그 구체적인 원인을 한 마디로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일부 가려움증은 항히스타민제로 치료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가려움증은 히스타민과 무관하며 항히스타민제로 치료될 수 없다. 이번 연구가 모든 히스타민 비의존성 가려움증(histamine-independent itch)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이번 연구는 가려움증을 감지하는 특정 수용체를 제시함으로써, 이제껏 논란에 휩싸여 왔던 감각, 즉 비알레르기성 가려움증의 근원을 찾아내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있어서 의미있는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

Reference: Sensory Neuron-Specific GPCR Mrgprs Are Itch Receptors Mediating Chloroquine-Induced Pruritus. Cell, December 24, 2009; DOI: 10.1016/j.cell.2009.11.034


출처 :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09/12/09122210532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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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컴퓨터와의 얄팍한 관계 속에서 느낀바 있어 이제 진짜 블로거로써도 한번 살아보고 싶은 네오 하지만 딱히 글쓰는 재주는 없고 그렇다고 박학다식하지도 않으며, 또 주관이 뚜렷한 것도 아니라서 줄 곧 불펌 나르기만 해왔기에.. 할 줄 아는 거라곤 그나마 전공이지 않을까 전공으로 뭐 하나 해 볼 순 없을까 결국 얄팍한 지식의 깊이도 들어나겠지만.. 한번 건들여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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